경기도검도회장 김재일선생의 조 사 弔詞
오호라
큰 별 하나 드디어 지는구나...
선생님이 시여 떠나십니까?
저를 검도 인으로 키워주신 여러분들 중에서 가장 바르고 강한 지도를 해주신 선생님이 시여!
그 큰 은혜 보답해드리지 못한 채 떠나십니까?
그리고 한국 검도 발전의 기초와 방향을 잡고 그 기틀을 잡아주신 선생님!
이제 어느 넉넉한 실력자가 있어 정신적 버팀목을 해주실까 심히 근심스럽습니다.
 
일본의 관서 대학 검도부에서 전통적인 검도를 수련하시고 한국 최고의 고단자인 5단을 취득하시고 고국에 돌아오셨습니다.
반일 사상 철저한 이승만 박사에게 발탁되어 치안 국장직에 계시면서 검도가 일본 것이 아니라는 설득으로 검도, 유도를 보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체육관 제도를 실시하여 각시도 경기력의 최고 실력자를 도 사범으로 하여 치안국, 서울시경, 경찰 전문 학교, 각 도 경찰국에 체육관 제도를 신설하셨습니다.
그 보장된 직업이 있는 검도, 유도 고단자들이 검도.유도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여 주셨습니다.
1953년부터 실시된 대통령 "친잠무도대회" 개최는 실력자들의 시합 효시가 되었습니다.
1956년 3월 25일 정태민 선생님을 따라 선생님 댁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49년이 지나 저도 어느새 고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1959년 제1회 학생검도대회 대학부 결승전을 앞두고 출전 7개 대학 팀 주장만 7명 뽑아 그 중 제가 주장으로 출장하라 하시고 당신 자신께서 직접 호구를 입으시고 모범 지도를 해주셨습니다. 가장 공격적이고 발랄하며 학생 사회에서 당시 무적이었던 저는 그 태산 같은 위엄에 엄청나게 가위 가 눌려 높이 우러러보게 되었습니다. 아직 선생님 수준의 대 선생은 국내에서는 뵙지 못했습니다.
1966년 제2회 국제사회인 대회에서는 직접 호구를 입으시고 출전하시어 호쾌하게 일본 선수를 제압하시고 대 선생님의 면모를 보여 주셨습니다. 이어 소위 한국의 실력자라고 할 수 있는 정태민, 김영달, 도호문, 이교신, 선생의 지위를 확보해 주셨고 그분들의 손에 의해 검도 발전이 가능한 새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즈음의 젊고 어린 검도 인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서정학 선생님이 " 누구시냐 " 고 물는다면 젊은 사범들은 잘 모른다고 말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산소에는 성묘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 성묘하지 않는 이즈음 세태와 흡사합니다.
1967년 제1회 국제 검도대회 출전을 위한 합숙시에 양주군 흥국사에서 합숙하면서 직접 지도해주시던 일 엊그제 같습니다.
 
선생님!
못난 제자가 더 모시지 못한 채 영 이별을 고하시니 한 가닥 기댐으로 저의 버팀목에 되어 주시던 선생님은 다시 뵈올 길이 없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통절합니다.
소도장(小道場)에서 작은 제자 키우기보다 큰 사범들을 돌보아주시던 그 큰 업적을 이루는 시간에 선생님은 통속적 제자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해서 요즈음 젊은이들은 선생님을 잘 모릅니다.
그러시면서 대한 검도회 회장직을 수행하시고 이 검도회를 이만큼 길러주셨습니다.
넉넉하게 받쳐드릴 재목이 없는 채로 선생님은 검도계에서 사라지셨습니다.
 검도회의 장례로 모셔야 할 선생님의 그 큰 업적도 그 높은 검도 실력도 알아주는 사람없이 쓸쓸히 떠나십니까?
사필귀정입니다.
언젠가는 선생님의 업적이 온 세상에 밝혀지면서 온당한 역사적 기록이 매겨질 것입니다.
선생님의 가르침 그 높은 경륜 잊지 않고 저 또한 인생 끝까지 검도를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살아 생전 두 번 뵈올 길이 없음이 이렇듯 가슴 저며옵니다.
멀지 않아 경기도에 큰 검 도장을 짓게 됩니다.
반드시 선생님의 영정을 모시고 모든 검도 후학들에게 선생님을 알리겠습니다.
부디 평안하게 쉬시옵소서.
그리고 불민한 제자의 행동을 주의깊게 살피시면서 혼백이 계시다면 고독한 이 행보 도와 주소서, 도와 주소서.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2005. 7. 4. 고 서정학 선생님을 보내며 불충한 제자 김재일 드림
작성일 : 2005-07-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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